신동빈 회장의 화학 특명···"사이클 의존 말고 신사업 발굴 노력"
연구조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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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의 화학 특명···"사이클 의존 말고 신사업 발굴 노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신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롯데케미칼 등 화학 부문의 신사업 발굴과 구체화를 강조하고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의 독려가 이어지면서 친환경, 수소, 배터리 등으로 방향성을 정한 롯데케미칼 등이 올해 관련사업 구체화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달 20일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에서 열린 올해 상반기 VCM(밸류 크리에이션 미팅)에서 석유화학산업이 시장 사이클에 기댄 범용품 위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공급 우위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새 사업군을 발굴하는 한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투자해야 한다는 취지로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VCM은 신 회장을 비롯해 각 사업군 총괄대표와 롯데지주 및 계열사 대표 등이 참석하는 그룹 내 사장단 회의다. 그룹 전체의 비전과 사업 방향, 전략 등이 이 자리에서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신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 VCM에서 전사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강화를 선포했고 올 초 VCM에서는 고객과 사회적 가치를 우선 순위에 둘 것을 주문했다.
신 회장이 롯데케미칼을 필두로 한 롯데그룹 화학계열사에 신사업 발굴 등을 당부한 것은 위기와 변화의 시기에는 기존의 성공 공식을 버리고 도전하고 혁신해야 한다는 것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케미칼이 그룹 내 부동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이긴 하지만 2011년 이후 10여년 동안 연매출이 15조원 안팎에 머무는 것을 두고 한 단계 더 도약을 위한 새 변화가 필요하다는 내부 의견이 제기돼 왔다. 롯데케미칼이 이런 요구에 대응해 2015년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삼성SDI 케미칼 등을 약 3조원에 사들이면서 고부가가치 제품 라인업 확대가 가능해졌다.
당시의 대규모 베팅 효과는 최근 실적으로도 확인된다. 롯데케미칼 첨단소재사업의 지난해 연매출이 전년보다 1조원 가량 늘어난 4조원대를 기록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롯데정밀화학도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새 사업에 더욱 탄력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롯데케미칼에서 현재 연구개발 중인 사업만 봐도 수소, 배터리, 친환경 제품이 확연하게 눈에 띈다. 지난해 3분기말 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PET병용 수(水)분리 가능 PO(폴리올레핀) 수축라벨 원료를 개발한 데 이어 바나듐배터리용 전해액을 개발, 차세대 ESS(에너지저장장치)용 바나듐 배터리 핵심 소재 사업화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신사업 분야로 꼽는 수소 프로젝트에서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말 삼성엔지니어링, 포스코, 말레이시아SEDC 에너지와 손잡고 대규모 수소 프로젝트에 착수한다는 내용의 '말레이시아 사라왁 H2비스쿠스 청정수소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현재 사라왁 지역에 연생산량 그린암모니아 63만톤, 블루암모니아 60만톤, 그린메탄올 46만톤, 그린수소 7000톤급의 플랜트 건설을 계획 중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현지에서 사용될 그린수소 7000톤을 제외한 청정 암모니아, 청정 메탄올을 모두 국내로 들여오면 국내 수소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2분기 말 발표한 '그린 비전 2030' 성장전략에서 매출의 60% 수준인 범용 석유화학사업 비중을 2030년 40%까지 낮추고 스페셜티 사업은 36%에서 40%로, 그린사업은 4%에서 20%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또 그린사업 매출 10조원을 포함해 2030년 매출을 50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이 최근 몇 년 새 꾸준히 새 사업 방향성을 시장에 공유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친환경 소재, 수소 등 사업이 더욱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머니투데이]
[원문 :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20202145338727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