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롯데' 선봉장,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
연구조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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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투데이] '글로벌 롯데' 선봉장,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
자회사 타이탄 매출 성장·라인프로젝트 추진 주도
대산공장 사고·코로나19 등 연이은 악재 무사통과
총수 신임 기반, 미래 성장 동력 발굴·육성 '가속화'
김교현 롯데그룹 화학부문 총괄대표 겸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롯데케미칼 제공
롯데케미칼이 롯데그룹 내 간판 계열사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롯데쇼핑을 제치고 매출 1위를 차지하면서다.
김교현 롯데그룹 화학부문 총괄대표 겸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속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해 회사의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그는 당시 성과로 신동빈 회장에 두터운 신임을 얻었고, 화학 비즈니스유닛(BU)장에서 부회장으로 발탁됐다. 화학사업 담당 임원 중 부회장 배출은 황각규 전 롯데지주 부회장 이후 두 번째다. 총수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은 김 부회장은 롯데의 글로벌기업 도약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화학사업 외길 38년, 숱한 악재 극복
김 부회장은 1957년생으로 대구 경신고등학교와 중앙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이후 1984년 롯데케미칼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하면서 그룹 내 화학부문 전문가로서 입지를 쌓았다.
석유화학으로만 외길 인생을 걸어온 그는 생산지원과 신규사업팀 등을 거치며 회사의 굵직한 프로젝트를 책임졌다. 대표적으로 2010년 말레이시아 소재 자회사 LC타이탄 인수와 성장을 주도하는 등 그룹 내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김 부회장은 2014년 타이탄 대표이사를 맡았다. 그는 인수에 그치지 않고 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 상장을 추진했다. 그 결과 롯데케미칼은 동남아시아지역에 처음으로 상장된 자회사를 갖게 됐고, 타이탄은 상장 후 승승장구 했다.
2017년 상장 시점에 타이탄의 시가총액은 4조원으로 현지 증권시장 시가총액 30위권에 들었고, 기업 가치도 7년 만에 두 배 이상 높아졌다. 그는 단순 해외법인으로 남게될 수 있었던 회사를 상장시킨 결정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실제 타이탄은 2012년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내고 2013년과 2014년에도 영업이익률은 1%대에 머물렀다. 회사가 속앓이를 하던 찰나에 김 부회장의 등장으로 타이탄의 영업이익은 2016년 5130억원까지 뛰는 등 환골탈태했다.
김 부회장은 같은 해 공로를 인정받아 롯데케미칼 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대표이사에 올랐다. 그가 롯데케미칼 사장에 취임한 이듬해인 2018년 대형 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처음 위기와 직면했다.
충남 서산에 위치한 롯데케미칼 대산 BTX 공장 벤젠 누출 사고를 비롯해 롯데케미칼과 베르살리스 합작법인 롯데베르살리스 여수공장 폭발, 대산 BTX 공장 화재, 여수공장 화학물질 저장고 폭발 등 악재가 끊이지 않았다.
이에 김 부회장은 재발 방지 약속과 환경시설 투자 계획을 밝히는 등 사고수습에 전념했다. 이 가운데 대산공장에서 2020년 대형 폭발사고가 재차 일어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도 본격적으로 발발하는 등 회사 미래에 먹구름이 꼈다. 이에 김 부회장은 "기존 사업 전면 재검토와 속도감 있는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며 돌파구를 찾아 나섰다.
김 부회장은 연이은 대형사고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악재를 극복하고 1년 만에 롯데케미칼의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사진=롯데케미칼 제공
◆겹악재 속 회사, 성공적 부활 이끌어
당시 겹악재를 맞은 롯데케미칼은 2020년 1분기 당시 31분기 만에 영업손실 860억원을 내는 등 고전했다. 김 부회장은 이같은 상황에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내고 대산공장 화재를 비롯한 경영 투명성을 높였다.
그는 보고서를 통해 “롯데케미칼이 추구하는 비전은 재무적 성과를 넘어 선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존경받는 기업이 되는 것”이라며 “친환경 화학소재 회사로 거듭나 안전한 사업장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의 노력은 기업 지배구조와 사회적 책임 이행 현황을 조사·평가하는 기관으로부터 호평받았고,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평가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그가 주도한 탄소포집·활용(CCUS) 파일럿 설비 구축과 롯데케미칼 수소사업 로드맵 등도 영향을 미쳤다. 김 부회장은 ‘그린 프로미스 2030’를 발표하는 등 사업 방향의 키를 조금씩 석 배터리 소재, 수소 등 미래 신사업으로 옮겼다.
회사 안전관리 강화에 5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안도 내놨다. 대산공장 나프타분해설비(NCC) 공정 재가동에 맞춘 특별 안전환경 강화대책이다. 김 부회장이 수익성 회복 기틀을 잡고 석유화학 업황도 개선 조짐을 보이면서 롯데케미칼은 불과 1년만에 부진에서 탈출했다.
롯데케미칼의 2021년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7조8051억원, 1조5357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대비 45.7% 늘었고, 영업이익은 33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무려 724% 증가한 1조4448억원을 기록했다.
업계는 김 부회장의 악화한 경영환경 속에 성장 전략이 주효했다고 본다. 화려한 부활에 성공한 롯데케미칼은 김 부회장 진두지휘 아래 미래 성장동력 발굴·육성과 해외시장 진출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수소와 배터리 소재 신사업에 투자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인도네시아에 연간 에틸렌 100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초대형 석유화학단지 건설과 중질유 분해 복합설비(HPC)를 상업 가동 등 경쟁력 강화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 총애, 신사업 육성에 속도
김 부회장에 어깨가 무거워졌다. 현재 그는 화학부문 총괄과 그룹 부회장,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를 겸직하면서 새로운 성장 발판을 만들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업계는 그의 과감한 인수합병(M&A)과 해외진출 추진력이 롯데케미칼과 그룹 외형확대를 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대형 석유화학단지 조성 사업인 ‘라인 프로젝트’를 본격화한다. 해당 프로젝트는 회사의 자회사인 타이탄과 합작해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인도네시아 반텐주에 짓는 초대형 석유화학단지 조성사입이다.
회사는 단지가 완공될 경우 연간 에틸렌 100만톤, 프로필렌(PL) 52만톤, 폴리프로필렌(PP) 25만톤 등 하류 제품 생산을 통해 연간 매출 20억6000만달러(약 2조4000억원)을 올릴 수 있다. 인도네시와 정부와 지난 1월 업무협약을 맺고 시공사 선정을 마친 상태다.
프로젝트는 신 회장의 오랜 숙원사업이기도 했다. 사업 추진은 2011년부터 추진해왔고, 올해 착공을 앞뒀다. 이번 사업도 그룹에서 해외 현지문화 이해도와 적응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김 부회장의 역할이 컸다.
신 회장이 지난해 그를 부회장에 발탁한 것도 성과를 포상하는 의미는 물론 기대가 크다는 점을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 김 부회장도 이를 충분히 인지했고, 친환경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2030년까지 매출 50조원 달성 목표를 내놨다.
그는 지난 19일 롯데케미칼의 중장기 '청사진'을 발표해 사업구조 재편 포부를 드러냈다. 수소와 배터리 소재, 바이오플라스틱사업 등을 회사의 주력으로 키울 방침으로 10조원의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김 부회장은 “탄소중립 트렌드와 시장 내 역학관계 변화 등으로 화학사에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된다”며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으로 미래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친환경 가치를 실현하고 글로벌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이 발표한 중장기 계획은 사업구조의 틀을 전면 뒤바꾼 것"이라며 "김 부회장은 정통 화학맨으로 불리지만, 석유화학사업으로는 산업 변화와 대내외 경영환경에 적응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김 부회장이 파격적인 선택을 한 셈으로 사실상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른 것과 마찬가지”라며 “앞서 그가 보여줬던 경영방식이 대부분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졌기 때문에 롯데케미칼과 그룹의 성장에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 서울와이어]
[원문 : http://www.seoulwire.com/news/articleView.html?idxno=47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