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역대 최대 실적 이제는 탄소감축과 함께
연구조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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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 역대 최대 실적 이제는 탄소감축과 함께
2016년 여주제2에너지 증설 후 늘어난 탄소배출량
라텍스 생산량도 증가…역대급 실적 속 ESG위원회 설치로 탄소감축 준비
'Let’s AAA for ESG' 비전…2030년 탄소중립 성장 원년 선포
폐플라스틱 활용으로 ‘Eco-SSBR’ 개발…살겨 실리카로 탄소배출량 70% 감소
금호석유화학의 탄소배출량은 2016년을 기점으로 늘어난 상태다. 2011년 227만이산화탄소상당량톤(tCO₂-eq)이던 탄소배출량은 2015년 219만tCO₂-eq로 5년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큰 변화가 없던 탄소배출량은 사업적 변화와 함께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 2016년 금호석유화학은 전남 여수산업단지에서 운영 중인 열병합발전소 ‘여수제2에너지’ 증설을 완료했다. 2009년 자사 공장에 필요한 전력과 증기 생산용으로 건설한 발전소를 두 배 규모로 늘린 것이다.
이를 통해 금호석유화학은 계열사와 인근 화학공장에 증기를 공급하고 생산한 전기를 전력거래소에 판매하는 등 연간 2000억원 이상 추가 매출을 기대했다. 실제로 금호석유화학의 증기 생산량은 2015년 731만톤에서 2016년 1415만톤으로 크게 늘었다.
또 이와 함께 NB라텍스 시장의 성장세와 함께 2016년 울산공장의 라텍스 생산량도 증가했다. 2015년 24만톤이던 라텍스 생산량은 2016년 48만톤으로 이 또한 두 배가 늘었다.
금호석유화학 탄소배출량 및 에너지 사용량. / 그래픽=김성화 기자
증설은 어쩔 수 없는 탄소 배출량 증가를 동반한다. 2016년 금호석유화학 탄소 배출량은 308만tCO₂-eq로 늘어 났으며 이후에도 조금씩 증가세를 보이며 2020년 기준 355만tCO₂-eq까지 도달했다. 에너지 사용량도 2015년 2만8588테라줄(TJ)에서 2016년 3만9073TJ, 2020년 4만3210TJ로 상승했다.
증설은 분명 매출에 효과가 있었다. 2015년 3조9345억원이던 매출액은 증설 1년 후인 2017년 5조647억원으로 약 30%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639억원에서 2626억원으로 1000억원 늘어나며 사업적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
2020년 코로나19로 주춤했지만, 2021년 8조4618억원 매출에 2조4068억원 영업이익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요인에는 선제적인 증설도 자리잡고 있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까지 라텍스 생산량을 79만톤까지 늘렸고, 가동률은 합성고무와 합성수지 모두 이전 70%대에서 80%대까지 올랐다.
사업 전략과 함께 증가했던 탄소배출량은 사업 전략으로 감축 노력이 행해지며 ‘ESG’ 경영과 함께한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정기 주주총회 결과에 따라 이사회에 ESG위원회를 설치했으며, 올해 주총에서는 박영우 에코맘 코리아 이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행보를 동반했다. 박영우 사외이사는 국제기구 UN의 환경부 역할과 환경 업무를 총괄하는 UNEP(United Nations Environmental Programme)의 한국인 최초 아시아태평양지역 사무소 대표와 사무소장을 역임한 환경 전문가다.
금호석유화학 ESG 비전. / 사진=금호석유화학
ESG위원회는 출범 3개월만인 지난해 9월 “Let’s AAA for ESG!”라는 비전을 발표했다. AAA는 Act, Advance, Accelerate로 요약되는 세 가지 방향을 말한다. 기후 변화에 적극적인 대응을 하기 위한 경영 프로세스 고도화(Act on Climate & Environment)와 사회적 가치 경영을 중시하는 기업 운영(Advance Social Value Management), 지속가능경영 확산을 위한 ESG 관련 비즈니스 발굴 및 사업화 추진(Accelerate Sustainable Portfolio)이다.
같은 해 말 금호석유화학은 지속가능경영활동의 일환으로 이니셔티브인 UNGC에 가입했다. 국제연합(UN) 산하의 UNGC(UN Global Compact) 는 인권∙반부패∙환경 등 10대 원칙을 골자로 글로벌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을 규명하고 있는 국제 협약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에 따른 활동에 대한 ‘이행 보고서(COP)’를 통해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적극적으로 공유한다.
ESG위원회는 올해 초 탄소 감축과 연계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놨다. 우선 △클린에너지 전환 기반 전사업장 감축 가속화 △친환경 제품으로의 전환 △친환경 바이오 기반 원료로의 전환 △Recycling 확대 △탄소자산관리 디지털 전환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기반 마련을 5대 전략으로 내세웠다.
금호석유화학 탄소중립 성장 계획. / 사진=금호석유화학
이를 통해 2030년까지 BAU(배출 전망치) 대비 약 29%와 국가 NDC기준 23%의 탄소배출을 저감하는 걸 목표로 하며 궁극적으로 2035년을 탄소중립 성장의 원년으로 삼아 2050년 탄소중립 성장을 목표로 추진한다.
세부적인 방안을 보면 에너지발전사업의 탄소 포집과 저장(CCUS, 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적용과 연료 전환, 화학 사업의 바이오실리카 기반 합성고무 등 친환경 원료 비중 확대, 재활용 스티렌(RSM, Recycled Styrene Monomer) 등 열분해를 통한 폐기물의 재 원료화 를 진행한다. 또 제품 LCA(전 과정 평가)분석을 통한 탄소발생단계별 탄소자산관리 활동을 디지털화해 이해관계자들과의 즉각적인 소통과 협력을 가능케 하는 선진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탄소중립 프로젝트의 주요 과제다.
이런 계획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이 설정한 탄소중립 성장 원년인 2035년부터는 연간 감축량이 배출 증가분을 웃돌게 된다.
ESG위원회와 함께 본사 기술기획본부 소속의 안전환경팀을 대표이사(CEO) 직속 ‘안전환경기획실’로 격상했다. 안전환경실은 금호석유화학의 12개 사업장의 안전, 환경 업무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ESG 컴플라이언스 기능을 담당하게 했다.
ESG위원회의 전략 중 금호석유화학이 당장 실행하고 있는 분야는 폐플라스틱 활용이다. 지난해 8월 금호석유화학은 폐폴리스티렌을 열분해 처리해 얻은 친환경 원료인 재활용 스티렌 제조 사업 추진을 발표했다.
금호석유화학이 생산하는 합성고무인 SSBR(Solution Styrene Butadiene Rubber)은 타이어의 마모와 연비 성능을 향상시킨 고성능 합성고무로, 재활용 스티렌을 원료로 사용하면 친환경성까지 갖춘 ‘Eco-SSBR’ 제품으로 재탄생한다.
금호석유화학은 이를 국내외 타이어 제조사와 신발 메이커에 공급한다. 또 금호석유화학은 폴리스티렌이 유제품, 일회용 컵뚜껑 등 식품용기와 농수산물 포장 트레이, 가전제품 포장용 스티로폼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플라스틱인 만큼 이들 제품도 수거해 재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금호석유화학은 hy와 폐플라스틱 활용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 사진=금호석유화학
비슷한 맥락에서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3월 hy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hy가 생산하는 야쿠르트 등 폐플라스틱 음료 용기를 금호석유화학의 합성수지 제품인 PCR PS(Post Customer Recycled PS)의 원료로 활용하는데 상호간 협력하기로 했다.
양사는 오랜 거래 관계를 이어온 만큼, 금호석유화학은 hy로부터 안정적으로 폐플라스틱을 공급 받아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렇게 생산된 합성수지는 국내 대형 가전 기업의 에어컨과 냉장고, 청소기, 공기청정기 등 신규 라인업 제품에 사용한다.
폐플라스틱 뿐만 아니라 식물성 원료를 사용한 합성고무 제조 사업도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부터 바이오 실리카를 적용한 친환경·하이엔드 합성고무 복합체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실리카(Silica)는 이산화규소의 다른 말로 모래, 콘크리트, 유리, 실리콘을 만드는데 사용되며, 합성고무와 배합하면 타이어의 연비와 제동력, 내마모성능을 향상시키는 장점을 가져 기존 카본 블랙을 대체할 수 있는 원료로 각광받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계획은 이 실리카를 쌀겨(왕겨)에서 추출한다는 것이다. 탄화된 쌀겨의 재(ash)에 90% 이상 풍부하게 함유된 천연 상태의 실리카를 실리케이트(sodium silicate)로 전환한 후, 이를 다시 석유화학 제품에 사용 가능한 바이오 실리카로 가공해 사용한다. 기존 실리카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을 70%까지 저감할 수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바이오 실리카 사업 성장성을 고려해 SSBR 생산능력을 올해 말까지 약 2배, 12만3000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출처 : 뉴스워치]
[원문 : http://www.newswatch.kr/news/articleView.html?idxno=59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