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혹한기' 예보에도 다른 길 가는 금호석화
연구조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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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혹한기' 예보에도 다른 길 가는 금호석화
한화솔루션·LG화학·롯데케미칼, 종합화학사 변모 중…금호석화만 기존 사업 집중
석유화학 시장이 최근 급격히 얼어붙자 국내 석유화학사들이 저마다 살길 모색에 나섰다. 정유업체의 잇따른 석유화학 사업 진출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업황 부진이 겹치면서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석유화학사는 기존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업 부문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바이오 △이차전지 △첨단소재 △에너지 사업 부문을 중점으로 사업을 개편해 나가는 중이다.
한화솔루션(009830)은 기존 석유화학 사업 부문에서 태양광 사업 부문(한화큐셀)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단순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자동차·태양광소재 등 첨단소재 부문을 물적 분할하며, 본격적인 태양광회사로 탈바꿈하는 중이다.
LG화학(051910)은 양극재를 포함한 첨단소재 사업 부문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 사업 부문과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통해 시너지를 낸다는 구상이다. 이외에도 LG화학은 생명과학 부문 신약개발 R&D 비용을 늘리는 등 미래 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롯데케미칼(011170) 역시 최근 동박 제조업체 일진머티리얼즈를 2조7000억원에 인수. 이차전지 소재 산업을 본격화했다. 아울러 SK가스와 부생수소 사업을 진행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이러한 노력은 전방 수요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석화사업의 한계가 명확하다는 판단이 기저에 있다. 높은 유가 변동성과 공급 과잉 우려로 사업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를 상쇄할 사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같은 석유화학사들의 사업 다각화 움직임에 반해 금호석유화학(011780)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여전히 기존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난 9월 금호석화는 기능성합성고무(EPDM) 설비 증설에 3000억원 투자를 결정한 것에 이어 지속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NB라텍스 추가 투자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금호석화의 사업방향성은 최근 취임에 성공한 박준경 부사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NB라텍스는 박준경 부회장이 직접 이끈 사업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 30%로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기능성합성고무(EPDM)는 메이저 석화업체들의 철수로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금호석화는 박준경 부회장을 필두로 주력 사업 제품의 경쟁력을 높여 스페셜티(고부가제품) 중심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투자 계획이 석화업계 전반적인 상황과는 반대되는 결정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NB라텍스의 호황이 코로나19 특수로 인한 단기적 호황이라는 의견과 EPDM 사업 역시 수요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평이 제기된다. 이에 안정적인 미래 먹거리로는 부족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업계는 향후 석화업계 핵심 소재인 나프타를 공급받음에 있어 불리한 요인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금호석화도 고질적인 리스크를 상쇄할 만한 사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조용원 KiET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정유업체가 석유화학 산업으로 많이 넘어오는 추세"라며 "원자재 가격 핵심 소재인 나프타를 정유사가 틀어쥐고 있기 때문에 원가 경쟁력 측면에서 정유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석유화학사들은 납사 물량의 절반 정도를 국내 정유사로부터 받아왔다"며 "정유사가 직접 납사를 사용하게 되면 석유화학사들의 원가 경쟁력 및 안정성은 점차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지난 6월 금호석화는 중장기 투자계획을 내놓으며 향후 5년간 △탄소나노튜브(CNT)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 등 미래 사업 부문에 6조원 이상의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투자가 확정된 사업은 없다.
금호석화의 신사업 추진 계획이 동종업계 대비 더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중장기 계획을 발표하면서 큰 방향성은 정했지만 구체적인 사업이 이뤄지지는 않았다"며 "단기적으로는 잘하던 사업을 더 발전시켜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현재의 실적 감소는 전년 대비 기저 효과로 발생한 역기저 효과로 수요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라며 "계획된 증설 투자 계획도 사정이나 업황을 반영해 유동적으로 임할 방침이다"라고 덧붙였다.
[출처 : 프라임경제]
[원문 : http://www.newsprime.co.kr/news/article/?no=582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