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계, 실적악화에도 ‘친환경·미래사업’ 투자 가속···兆 단위 자금 투입
연구조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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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업계, 실적악화에도 ‘친환경·미래사업’ 투자 가속···兆 단위 자금 투입
포트폴리오 다변화 목적 친환경사업 집중···반전 모색
미래 먹거리 경쟁력 확보 총력, 회사채·펀드로 자금 마련 사활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석유화학업계가 글로벌 경기침체와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등에 직격탄을 맞아 실적부진을 겪고 있다. 시황 악화에 따른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올해 업황 전망 역시 밝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지속가능한 성장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큰 위기에 처했음에도 친환경·미래 사업에 ‘조’ 단위 투자에 더욱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금호석유화학 등 국내 대표 석유화학기업은 최근 지난해 실적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대표 기업인 LG화학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0.4% 줄어든 2조9957억원이다. 다른 기업도 비슷한 실정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지난해 4분기 석유화학부문의 실적은 적자전환한 영업손실 1660억원”이라며 “중국의 락다운 장가화로 시황이 크게 부진했고 주요 제품의 스프레드 하락과 정기보수, 화물연대의 파업 피해 등이 겹치며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원자재 가격이 올랐음에도 수요감소로 판매가격이 낮아진 것도 실적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의 장기화로 러시아 나프타를 제대로 수입하지 못한 것도 적자전환의 이유 중 하나다. ‘석유화학의 쌀’로 꼽히는 에틸렌의 주재료는 나프타다. 나프타 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이전인 2020년 1톤당 500달러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000달러대로 2배 올랐다.
한화솔루션이 미국 텍사스주에 세운 168MW급 태양광 발전소. / 사진=한화
단, 석유화학업계는 어려운 시기일수록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지속성장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친환경·미래 사업을 하루 빨리 구축해 석유화학 업황에 흔들리지 않는 사업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각오다.
LG화학은 친환경 바이오 플라스틱을 3대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점찍고 2025년까지 3조원을 투입해 집중적으로 육성한다. 환경오염의 주범 중 하나인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나 어망 등 햬양 폐기물을 활용해 플라스틱으로 다시 만드는 자원 순환을 목표로 한다. 폐식용유 등을 플라스틱으로 재가공하는 사업도 본격화하는 중이다.
LG화학 관계자는 “회사의 지속가능 전략의 일환으로 기후변화 대응 및 폐플라스틱 등 환경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바이오 플라스틱을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 소재를 개발해 시장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11조원을 투입해 수소와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 확대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2030년 목표 매출 50조원 중 친환경 사업에서만 30조원(60%)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배터리 소재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 분야 육성을 위해 7조원을 투자한다.
한화솔루션은 주요 사업인 태양광 등 친환경 분야에 2025년까지 5조원을 투입해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금호석유화학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부문에 2조7000원을 쏟아 붓는다. 이 자금은 신재생 에너지 전환과 발전사업 에너지 효율화를 중심으로 신사업 진행에 쓰인다.
석유화학업계의 투자 자금 마련 방식은 회사채 발행과 신규 펀드 조성 등 크게 두 가지다. LG화학은 최근 1조4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회사채 등으로 조달했다. 한화솔루션은 ESG 전문 운용사(PEF) SKS크레딧과 함께 2500억원의 친환경 관련 신규 펀드를 조성해 투자 자금을 확보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 굴뚝산업인 석유화학은 중장기적으로 볼 때 수익성이 떨어지는 분야”라며 “실적악화로 현금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대대적인 자금수혈로 친환경 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해야만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출처 : 시사저널e]
[원문 : http://www.sisajournal-e.com/news/articleView.html?idxno=2968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