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잠근' 中서 고전한 석유화학업계…美·日 수출 딱 그만큼 늘렸다
연구조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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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잠근' 中서 고전한 석유화학업계…美·日 수출 딱 그만큼 늘렸다
지난해 중국 수출 5.5% 약 12억달러 감소…美 8.8억·日 3.8억 증가
LG화학, ABS 등 스페셜티 제품 미국 판매 주력…물류비 장점 앞세워 범욜 플라스틱 일본 수출도 확대
LG화학 대산 공장 전경(사진제공=LG화학)
석유화학업계가 지난해 중국 수출 하락액 약 12억달러를 미국과 일본에서 만회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미국에서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와 같은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시장 확대에 주력했다. 일본 시장에서도 중국·중동과 비교해 저렴한 해상운임 장점을 살려 PP(Polypropylene)·PE(Polyethylene) 등 범용 제품 수출을 늘렸다.
10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석유화학 제품의 중국 수출액은 206억 7513만달러로 전년(218억 8459만달러) 대비 12억 946만달러(5.5%) 감소했다.
중국은 우리나라 석유화학 제품 1위 수출국이다. 2021년 전체 석유화학 수출에서 중국 비중은 39.7%였다. 지난해에도 38%를 차지했다. 한자릿수 수준인 2위 미국과 비교하면 중국 의존도는 압도적이다.
석유화학업계는 지난해 코로나19 셧다운 조치를 이어간 중국 시장 수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 정부 주도로 수년전부터 추진한 석유화학 내재화 사업도 수출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중국의 기초유분 에틸렌 생산능력은 2017년 1822만톤에서 2021년 기준 4368만톤으로 치솟았다.
업체들은 중국 수출 감소액을 미국과 일본에서 채웠다. 지난해 석유화학 제품의 미국 수출액은 44억6516만달러로 전년(35억8422달러) 대비 8억8094만달러(24.6%) 늘었다. 같은 기간 일본 수출은 18억7001만달러에서 3억7827만달러(20.2%) 증가한 22억4827만달러다. 미국과 일본의 수출 증가분을 더한 금액은 12억6921만달러로, 꼭 중국 수출 감소액만큼 늘었다.
우리 기업은 미국에 희소가치를 갖춘 스페셜티 소재 중심으로 사업을 강화했다. 대표적으로 LG화학은 세계 점유율 1위 ABS를 앞세워 미국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 ABS는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 충격과 열에 강하고 우수한 성형성을 갖고 있다. 냉장고·에어컨 등 가전제품과 자동차 소재에 주로 쓰이는 소재다.
LG화학은 올해 안에 고객사 밀접 지역인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지원센터를 열기로 했다. 고객사 의견을 듣고 빠르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인근에 연산 3만톤 규모의 ABS 컴파운드(혼합) 공장도 세우고 직접적인 실적 확보에 나선다.
지난해 일본 수출 증가는 지리적 장점을 적극적으로 공략한 결과다. 해상 수출하는 석유화학 업종 특성상 물류비 절감은 필수다. 국내 기업들은 중동·중국과 다른 물류비 장점을 내세워 일본 수출을 확대했다.
일본의 석유화학 산업 구조 변화도 한국 수출 증가에 영향을 줬다. 일본은 과거 석유화학 투자 시기를 놓치면서 한국과 중동에 주도권을 내줬다. 일본의 에틸렌 생산능력은 682만톤으로 한국(1280만톤) 대비 절반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고부가가치 소재를 내재화하지 않고 범용 제품을 외부에서 조달하고 있다"며 "물류비를 아낄 수 있는 한국산 수입을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수출 환경은 녹록지 않다.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로 극적인 수요 회복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가 1327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8.4%가 올해 중국 수출 실적을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으로 예상했다. '감소'를 전망한 기업은 39.5%다.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본부장은 "석유화학 산업은 사이클(주기)을 타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며 "중국 내 수요는 리오프닝과 함께 춘철을 끝으로 조금씩 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처 : 뉴스1]
[원문 : https://www.news1.kr/articles/49474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