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섬유서 화학, 바이오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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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케미칼은 진화하는 기업이다. 섬유에서 석유화학, 다시 정밀화학과 생명과학을 주력으로하는 첨단 업체로의 변신이 진화의 궤적이다. 90년대말까지만해도 회사의 주력은 섬유사업이었다. 2000년말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폴리에스테르 사업부문을 삼양사와의 합작법인인 휴비스로 넘기는 방식 으로 분사시켰다. 지금은 인도네시아 등 국내외에 간간이 남아있는 화섬부문을 무시한다면 과거의 섬유기 업 이미지를 찾기는 쉽지 않다. 섬유부분을 분리함에 따라 지난해 매출이 10.3% 가량 줄었지만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2000년의 1.4%에서 9.4%로 높아지는 등 수익성은 오히려 좋아졌다. 지난해 매출의 66%를 석유화학 분야에서 일궈내면서 1차 진 화를 완성했다. "많은 화섬업체들이 아직까지도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을 볼 때 이같은 전략은 옳았 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한 차례 성공이 성공의 계속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쉴 새 없이 또 다른 도전을 추진했습니다." 홍지호 SK케미칼 대표의 말이다. 정밀화학과 생명과학을 주력으로 하는 첨단 업체로의 2차 진화도 비교적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홍 대표 는 "기존 석유화학 부문에서부터의 확장, 새로운 분야의 개척, 미래 잠재력이 뛰어난 기업에 대한 인수 등 다양한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3~4년후인 2005년께는 정밀화학과 생명과학으 로 주력부대가 이동, 고수익 사업구조를 완성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동안 추진된 노력 가운데 일부는 벌써부터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스카이그린 PETG 수지. 각종 플라스틱 소재의 대체재로 쓰이는 이 제품은 SK가 10년간 총 470억원을 들여 개발한 정밀 화학 제품이다. 미국 이스트만케미칼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사업화에 성공했다. 지난 4월 산업자원부가 주 관하는 2002년도 세계일류상품 중 "차세대 일류상품"으로 선정되는 등 국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하반기 울산공장에 연간 3만5000톤의 생산설비를 완공했으며 올해 들어서는 한달 매출 수량이 2000t 에 달할 정도로 큰 폭의 매출 증가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가동 후 채 1년이 안된 시점에서 이루어진 것으 로 업계로부터 놀라운 성과로 평가된다. 특히 유럽과 미국에 연간 1만2500t 규모로 장기공급계약을 맺는 등 품질면에서도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올해 이 부분에서만 500억원의 매출을 거둘 전망이다. 홍 대표는 "시장잠재력과 현재의 생산능력만으로 연간 1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 세계 시장의 25%를 점 유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곧 제2공장을 건설해 전 세계시장의 4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정밀화학 분야에서는 최근 국내에서도 물부족이 현실화되고 있는 점을 활용해 앞으로 환경사업의 잠재력도 같이 개발한다는 복안이다. 수도권 일대 음식점 밀집지역 등을 대상으로 수처리시설의 테스트 작업을 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구체적인 사업방향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정밀화학 부문의 매출은 지난해 말 현재 900억원 수준. SK케미칼은 이를 올 해 1200억~1300억원으로 끌어올 리고 2003년까지 4000억원 수준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생명과학 부문은 제약사업으로 대변된다. 자체 생명과학연구소 등 제약사업부문 외에도 SK제약과 동신제약 등의 투자회사를 거느리고 있어 바이오 기업으로의 변신을 위한 폭넓은 기반을 갖고 있다. 미래잠재력 개발 과 이를 비교적 단기간에 사업성과로 이끈다는 게 바이오 사업의 목표다. 홍 대표는 "풍부한 신약개발능력과 그룹사의 지식기반을 효율적이고 빠르게 사업화로 연결하는 전략을 펼쳐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8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