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유화 새주인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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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 빅딜 실패작"으로 인식되던 현대석유화학이 새 주인을 찾았다. LG화학-호남석유화학 컨소시엄은 30일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과 현대유화를 인수하는 주식양수도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LG-호남측은 현대유화 지분을 100% 인수했다. 인수금액은 1조7600억원(약 15억달러)으로 결정됐다. LG-호남 컨소시엄은 거래가 완료되는 시점에 현금 1조 4200억원을 우선 지불하고 나머지 3400억원은 부채를 인수하기로 했다. 호남과 LG는 현대유화 지분을 50%씩 보유한다. 이번 계약으로 현대유화는 "부실 대명사"라는 오명을 벗어던지게 된다. 특히 현대유화를 놓고 미국계 코크와 벌인 인수경쟁에서 LG-호남 컨소시엄이 판정승을 거둠에 따라 유화업 계 지각변동 폭은 그만큼 커지게 됐다. 따라서 에틸렌 생산능력은 LG가 연산 76만t, 호남이 70만t이어서 이들 컨소시엄이 현대유화를 인수하면 에 틸렌 생산능력은 240만t에 달한다. 국내 유화업계 전체 생산량(550만t) 중 절반에 육박한다. LG와 롯데계열 호남은 현대를 1년 정도 공동경영한 뒤 각자 경쟁력있는 제품 생산라인을 분리해 경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로 관심품목이 다른 LG와 호남은 "절묘한 궁합"을 바탕으로 상호 보완적인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LG 관심 분야는 현재 생산품목인 부타디엔, 스티렌모노머(SM), 저밀도폴리에틸렌(LDPE) 등이며 호남은 고밀 도폴리에틸렌(HDPE), 폴리프로필렌(PP), 에틸렌글리콜(EG)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현대를 인수하면 LG와 호남 생산능력은 각사 주요 제품에서 단숨에 국내 최대 규모로 늘어난다. 이들 회사는 전혀 생산하지 않는 합성고무 부문을 다른 업체에 분할매각할 가능성이 높다. 만일 금호가 현대 합성고무 사업을 인수하면 합성고무 시장에서 복점이 깨지고 독점체제가 구축된다.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은 지난해 취임 초 "현대유화 인수가 결정되면 인수업체와 합성고무 사업을 가져오기 위해 협의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 현대는 98년 9월부터 2000년 2월까지 추진됐던 삼성과 유화부문 빅 딜이 무산된 이래 독자적인 외자유치에 나섰다. 그러나 2001년 10월 외자유치 실패를 다시 맛본 뒤 채권단 주도로 제3자 매각이 추진됐다. <매일경제 1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