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美 본토 원유 첫 도입…중동 독점 벗어날듯
연구조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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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美 본토 원유 첫 도입…중동 독점 벗어날듯
GS칼텍스가 미국 본토에서 캐낸 원유를 도입했다. 지난해 12월 미 의회의 원유 수출금지조치 해제 이후 우리나라 정유사로는 최초다. 중동산 원유 도입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우리나라 원유 시장에 변화가 예상된다. 내년 1월 미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원유 도입 구도에 어떤 변화가 올지도 주목된다.
GS칼텍스는 미국산 이글포드 원유 100만 배럴을 실은 초대형 유조선(VLCC) 이즈키호가 지난 20일 여수 제2원유부두에 접안해 22일까지 하역작업을 한다고 밝혔다. GS칼텍스는 지난 7월 이글포드 원유를 구매했다. 다음 달에도 100만 배럴을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이글포드 원유는 미국 텍사스주 이글포드지역에서 생산하는 셰일오일 일종으로 저유황 경질원유로 분류된다.
GS칼텍스를 비롯한 우리 정유사는 미국산 콘덴세이트나 알래스카 원유(ANS)를 도입한 적은 있다. 하지만 미국 본토에서 채굴한 원유를 도입하는 것은 미국 원유 금수조치 해제 이후 최초다. GS칼텍스는 2014년 미국산 콘덴세이트 40만 배럴과 알래스카 원유 80만 배럴을 들여온데 이어 2015년에 각각 30만 배럴, 90만 배럴을 도입했다. 올해 3월에도 미국산 콘덴세이트 40만 배럴을 가져왔다.
중동국가를 제외한 굵직한 원유 도입처 확보는 우리 정유업계 숙원이나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원유 시장은 중동산 비중이 절대적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원유 도입에 있어 중동 비중은 85%에 이른다. 중동 국가가 지리적 이점에 힘입어 독적점 공급자 지위를 굳혔다.
이번 거래로 미국산 원유가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국가로 수출되는 역외거래가 활발해 질 전망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최근 중국, 일본 정유업계도 미국 원유 구매에 적극 나서고 있어 아시아 시장에서 미국 원유 비중은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시아 시장에서 미국산 원유 비중이 단기간내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도입선에 들어간 것만으로도 중동산 원유를 견제할 수 있는 자격을 갖췄다. 중동 리스크에 휘둘리지 않고 판매자 중심 원유 시장에서 협상력을 한층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 약세, 글로벌 원유 수송운임 하락, 멕시코산 원유와 함께 운송함에 따른 부대비용 절감 등으로 경제성이 확보돼 미국산 원유를 도입하게 됐다”며 “향후에도 경제성 있는 신규 다변화원유 발굴 및 도입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