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물 전쟁' 가세
연구조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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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물 전쟁' 가세
대구 수처리 분리막 공장 올 하반기 양산…LG화학, 중동서 잇따라 대규모 수주
석유화학업계의 '물'사업 경쟁에 롯데케미칼이 가세한다.
롯데케미칼은 대구 국가물산업클러스터에 500억원을 투자해 지난 5월 수처리 분리막 생산공장의 기계적 완공을 끝내고, 이르면 올 연말부터 상업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LG화학에 이어 롯데케미칼도 수처리 사업에 속도를 내는 등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31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9월 대구 국가물산업클러스터 내 3만2261㎡ 부지에 55만㎡ 규모로 착공에 들어갔던 분리막 공장을 지난 5월 완공하고, 현재 상업생산을 위한 시험가동을 진행 중이다.
롯데케미칼 대구공장은 하루 22만톤의 하·폐수를 처리할 수 있는 규모로, 중공사막(UF) 수처리 분리막을 생산한다.
롯데케미칼은 대구공장 완공을 발판삼아 수처리사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11년 대전 대덕연구소 내 수처리 사업 조직을 신설하고 연구개발을 시작한 뒤 지난 2015년엔 삼성SDI에서 수처리 분리막 기술과 기자재, 인력 등을 인수했다. 이듬해엔 사업목적에 수처리를 추가하는 등 관련 사업을 점진적으로 키워왔다.
하지만 대구공장을 짓기 전까지는 연구소 내 파일럿 생산시설에 의존해 수처리 사업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롯데케미칼은 대구공장이 연매출 300억원에 이르면 증설을 추진하는 등 수처리 사업을 지속적으로 키워나간다는 전략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사업모델 다각화를 위해 수처리 분리막 사업을 미래 신성장사업으로 선정했다"며,
"현재 시험가동 중인 대구공장은 올해 말이나 내년 상반기에 상업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화학업계 1위 LG화학은 지난 2014년 미국 수처리 필터 제조 업체 나노에이치투오(NanoH2O)를 인수한 뒤 사업이 서서히 본궤도에 오르고 있는 분위기다.
LG화학은 지난해 6월 이집트에서 30만톤 규모의 해수담수화 설비에 들어갈 역삼투막(RO)필터를 단독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016년 중동 오만에서 25만톤 규모 설비 공급 수주에 이은 대규모 계약으로, 후발주자임에도 중동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혀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LG화학은 경쟁사보다 10% 이상 고유량 구현이 가능한 세계 최고 수준의 가정용 RO 필터 제품을 선보이는 한편 중국과 인도 등 신규 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휴비스는 자회사인 휴비스워터를 통해 최근 중국 물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스템 설계와 UF 분리막 생산 공급, 운영, 유지를 전문으로 하는 휴비스워터는 국내 원자력·화력 발전소 수처리 시스템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이 90%에 달한다.
지난 5월 삼양사와 사천휴비스와 함께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아쿠아텍 차이나 2018'에서 자체 개발한 UF 분리막과 초순수 생산 장치인 전기탈이온장치 등 핵심기술을 선보이며 판로 개척에 나섰다.
국내 기업들이 물산업에 주목하는 이유는 기후변화로 물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수처리 설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영국의 물 전문 리서치 업체인 글로벌워터인텔리전스(GWI)는 세계 물 시장 규모가 2016년 7139억달러(약 798조원)에서 2020년 8341억달러(932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