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슬렌 시황 악화에 SK 제2공장 착공 '속도조절'
연구조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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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슬렌 시황 악화에 SK 제2공장 착공 '속도조절'
김형건 SK종합화학 사장 "내년 이후로 가능성 따지는 중"
SK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화학사 사빅과 손잡고 야심차게 시작한 고부가 석유화학제품 '넥슬렌'의 시황 개선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사우디에 짓기로 한 제2공장 사업이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사빅과의 합작사업은 최태원 SK 회장이 주창한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의 성과 중 하나다. 넥슬렌은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종합화학과 사빅의 합작사 SSNC가 생산하는 LLDPE(선형저밀폴리에틸렌)의 자체 브랜드로, 고부가 필름·자동차 및 신발 내장재·케이블 피복 등에 사용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SK종합화학은 지난달 말 사우디 제2공장 건립에 대한 기본설계를 확정했다. 향후 구체적인 투자 규모를 산출, 투자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준공에 돌입할 예정이다.
당초 SK 내부적으로 내년 착공을 검토했으나, 가동 3년이 지난 울산의 넥슬렌 제1공장 수익성이 기대만큼 높지 않아 시점을 계속해서 늦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종합화학은 지난 2015년 10월 울산에 자체 기술로 개발한 넥슬렌 공장을 23만톤 규모로 건설했다.
SK 관계자는 "아직 시황이 유리하지 않아 더 좋은 시기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1년 전 톤당 800달러가 넘었던 에틸렌 스프레드(제품과 원료가격의 차)는 현재 400달러 이하로 급락했다.
SK종합화학은 올 초까지도 넥슬렌의 생산성이 기대만큼 높지 않자 외부 전문가의 자문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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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광역시 울주군 넥슬렌 공장 전경
김형건 SK종합화학 사장도 전날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석유화학산업의 날' 행사에서 기자와 만나 사우디 제2공장과 관련해 "처음엔 (내년 쯤에)착공하기로 했지만, 시장 상황을 보며 어떻게 할 지 계속 살펴보고 있다"며 "내년 이후로 가능성을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구체적 착공 시기에 대해서는 "오픈할 단계는 아니다"며, "(지금은)글로벌 시장과 다운스트림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 제1공장에 대해서는 "가동 초기에 좀 힘든 부분이 있었지만, 지금은 업그레이드를 많이 해서 생산성이 거의 정상으로 올라왔다"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사우디의 불안한 국내 정세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현재 사우디가 정치적으로 불안한 데다 아람코가 계획했던 IPO(기업공개) 대신 사빅 지분 인수를 검토하는 등 복잡한 상황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넥슬렌은 장기적으로 사빅 입장에선 고부가 제품 포트폴리오를 넓힐 수 있어, 만들고 싶어 하는 아이템"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