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의 글로벌 PO 연합작전, 15兆 시장 잡는다
연구조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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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의 글로벌 PO 연합작전, 15兆 시장 잡는다
중국·동남아·중동서 협력사 발굴해 100만톤 공급망 확보 추진
SKC가 글로벌 시장에서 연산 100만톤 규모의 PO(산화프로필렌) 공급망 구축에 나섰다.
이를 통해 전 세계 PO 생산물량 중 10% 가량을 영향권 아래에 두고 15조원 규모의 세계시장 공략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SKC가 국내에서 30여 년간 지켜온 PO 독점 공급사 체제가 무너진 가운데 나온 글로벌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4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SKC는 2025년까지 세계시장에서 연산 100만톤 규모의 PO 공급망을 확보한다는 'PO(산화프로필렌)·POD(산화프로필렌 다운스트림) 글로벌 확장 전략'을 수립했다.
해당 전략은 글로벌 주요 거점의 원료 및 생산 협력업체와 공동으로 추진된다.
친환경 PO 생산기술을 갖춘 SKC가 기술과 마케팅 부분을 지원하고 현지 협력업체가 원료공급과 투자 등을 맡는 구조다.
추후 생산된 PO는 계약에 따라 물량을 협력사와 분배하거나 판매 수익을 나누는 사업 모델이다.
100% 자체 투자로 생산과 판매를 전담하고 이에 대한 사업 리스크도 전적으로 부담하는 기존 설비투자 전략과는 차이가 있다.
현재 SKC는 울산 공장에 연산 31만톤 PO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는데, 자체 생산능력의 3배가 넘는 공급망을 세계시장에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SKC는 우선 중국 시장에서 협력사를 물색해 PO 글로벌 공급망의 제 1거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중국은 올해부터 오염물질 배출량에 따라 세금을 차등 부과하는 '환경보호세'를 적용 중인데 현재 중국 PO 설비 중 60% 가량은 독성 폐기물질을 다량 배출하는 염소법 설비로 SKC의 노하우를 접목한 조인트벤처 설립 수요가 높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현재 한 중국 파트너사와 다음 달 조인트벤처 양해각서 체결을 목표로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SKC는 추후 동남아시아와 중동을 제 2거점으로 공략할 예정이다.
자동차 내장재로 사용되는 폴리우레탄과 화장품·의약품 원료인 PG(프로필렌글리콜)의 원료인 PO는 지난해 기준 전 세계에서 900만톤이 생산되며 시장 규모는 135억달러(약 15조4000억원)로 추정된다. 2025년까지 SKC가 100만톤 공급망을 확보하게 되면 세계 시장의 10% 가량을 영향권에 두는 셈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글로벌 진출 전략이 최근 SKC의 국내 PO 독점공급 체제가 깨진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PO 연간 수요는 50만톤으로 이 가운데 SKC가 울산에서 생산하는 31만톤 가량이 소화되고 부족한 물량은 중국에서 수입된 것이 기존 국내 PO 수급체계였다. 하지만, 올해 3분기부터 연산 30만톤 수준의 에쓰오일 PO 공장이 상업생산에 돌입해 SKC는 해외시장에서도 활로를 뚫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SKC가 투자 리스크 전부를 부담하는 사업모델이 아니어서 글로벌 PO 수급 변수에 따른 충격도 그만큼 작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 사업모델에 동참할 협력사 확보가 1차 관문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