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롯데, 삼성과 빅딜 이후 석유화학 '일등공신'
연구조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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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롯데, 삼성과 빅딜 이후 석유화학 '일등공신'
빅딜 후 그룹 내 석유화학 EBITDA 비중 한화 19%→66%, 롯데 40%→55%
석유화학 다운사이클 우려…"제품별 업황 달라 다각화·수직계열화 효과 기대"
삼성에서 한화와 롯데로 각각 간판을 바꿔 단 석유화학사들이 그룹 내 핵심으로 자리 잡아 그룹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8일 나이스신용평가 및 화학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과의 '빅딜'로 석유화학사업을 강화한 한화그룹과 롯데그룹은 빅딜 이전 대비 외형이 대폭 성장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집단 지정현황 발표자료에 따르면, 작년 5월 기준 한화그룹과 롯데그룹의 비금융보험회사의 자산총계는 각각 50조원과 119조원으로 빅딜 이전인 2015년 4월 기준 자산총계 대비 각각 81%, 24% 증가했다.
비금융보험회사 자산총계 기준 재계 순위도 한화그룹이 15위에서 8위로, 롯데그룹이 7위에서 5위로 변동됐다.
삼성과 한화, 롯데의 빅딜은 2015년 4월, 2016년 2월 이뤄졌다. 삼성그룹은 반도체·전기전자 관련 사업역량 집중을 위해 한화에 한화종합화학(구 삼성종합화학), 한화토탈(구 삼성토탈)을 1조309억원에, 롯데에 롯데첨단소재(구 삼성SDI 케미칼사업), 롯데정밀화학(구 삼성정밀화학), 롯데비피화학(구 삼성비피화학)을 2조7915억원에 매각했다.
한화그룹은 빅딜 이후 석유화학부문의 수직계열화가 강화되는 효과를 누렸다. 빅딜 이전 한화그룹의 석유화학부문은 사실상 한화케미칼 뿐이었지만, 빅딜 이후 한화토탈, 한화케미칼, 한화종합화학으로 업스트림부터 다운스트림에 이르는 수직계열화 수준이 큰 폭으로 강화됐다.
실적도 확연하게 개선됐다. 한화그룹 석유화학부문 2012~2014년 평균 매출은 3조5000억원, 평균 EBITDA는 2288억원 수준이었으나 한화종합화학과 한화토탈을 인수한 해인 2015년에는 매출 13조1000억원, EBITDA 1조7000억원으로 대폭 상승한 것이다. 한화토탈은 매출 8조2000억원, EBITDA 1조1000억원으로 실적 개선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한화그룹 전체 매출과 EBITDA에서 석유화학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빅딜 이전 17%, 19%에서 최근 3개년 평균 44%, 66%로 증가하면서, 석유화학부문이 그룹 내 미치는 영향력이 크게 확대됐다.
특히 최근 한화첨단소재와 한화큐셀코리아의 합병, 한화솔라홀딩스와 한화큐셀의 합병 등에 한화케미칼이 재무적으로 지원할 뿐만 아니라 한화그룹의 역점 사업인 태양광 사업을 한화케미칼의 자회사로 집중하는 등 한화그룹의 지배구조에도 석유화학부문의 중요도가 커지고 있다.
▲ 한화케미칼
롯데그룹의 석유화학부문도 빅딜 이후 다운스트림 제품군의 제품 강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빅딜 이전 롯데그룹의 석유화학부문은 기초화학쪽의 롯데케미칼, 투명플라스틱 소재인 롯데엠시시로 구성됐으나, 빅딜로 롯데첨단소재, 롯데정밀화학, 롯데비피화학이 편입되면서 합성수지, 가성수다, 초산 등 다양한 제품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롯데그룹 매출과 EBITDA에서 석유화학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3개년 평균 28%, 55%에 달한다. 빅딜 이전인 2015년 당시 매출과 EBITDAms 각각 19%, 40% 수준에 그쳤다.
최근 경기개선 지연, 국내 백화점 및 마트의 불리한 영업 환경 등으로 유통 부문의 수익성이 저하되는 상황에서 석유화학부문은 롯데그룹 내 수익성을 견인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 롯데케미칼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수석연구원은 "석유화학 업황은 2016~2017년 초호황기를 지나 글로벌 경기 둔화 및 신증설 물량으로 인한 공급능력 확대로 수급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보여 다운사이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한화그룹과 롯데그룹의 석유화학부문은 업황 저하로 호황기 대비 수익성 및 현금창출능력은 저하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제품 별로 업황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확대된 생산규모 및 제품다각화·수직계열화를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