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의 한화, 全 계열사 임원진 임금 십시일반 자진반납 확산
연구조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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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의 한화, 全 계열사 임원진 임금 십시일반 자진반납 확산
한화호텔앤드리조트·한화손보 이어 (주)한화·한화솔루션 등도 동참키로
한화그룹 전(全) 계열사 임원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업 부진 우려가 커지자, 급여 일부 반납을 추진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한화손해보험에 이어 그룹 지주사인 (주)한화, 한화솔루션 등 주력계열사 임원들도 급여 반납에 동참하고 나섰다. 이는 수익성 악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임원들부터 스스로 허리띠를 졸라매자는 취지에서다.
8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실적악화가 우려되면서 각 계열사 대표이사를 포함한 전 임원진이 스스로 나서 임금 일부를 반납하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임원들이 이미 기본급 20%를 반납하고 나선데 이어 다른 계열사 임원들도 급여 반납에 동참하는 것이다.
이날 한화그룹 계열사 임원진 중 급여 반납에 나선 곳은 그룹 지주사인 (주)한화와 한화솔루션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한화그룹 다른 계열사 임원들도 임금 일부를 자진 반납하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어서다.
한화그룹 임원의 급여 반납 배경에는 코로나19에 따른 그룹의 수익성 악화 우려해서다. 현재 한화그룹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지난해 그룹 지주사인 (주)한화는 금융과 화학 부문 부진으로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7.7%, 순이익은 무려 71% 감소하는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해 주요 사업의 실적부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그룹 전체 순이익의 40% 가량을 차지해왔던 석유화학 부문은 상황이 심각하다. 코로나19에 따른 세계 경기 불확실성 확대로 제품수요가 급감한 반면, 글로벌 증설이 이어지면서 수급환경은 악화됐다.
석유화학 최대 수요처인 중국 시장도 위축되면서 중국 재고는 증가했다. 이로 인해 한화솔루션이 생산하는 PE(폴리에틸렌)와 PVC(폴리염화비닐) CA(염소·가성소다) TDI(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 등 스프레드는 악화됐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1월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를 합병해 출범한 기업이다.
그룹전체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금융부문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고객발굴과 계약체결 등 대면 영업채널이 어려워졌다. 여기에 금리하락에 따른 이자 역마진 확대 등도 실적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미 한화생명은 지난해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1천395억원 적자를 기록한 상태다.
면세점과 호텔도 코로나19 여파에 더 이상 버티지 못하는 모양새다. 코로나19에 따른 소비침체와 관광객 급감으로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임원진은 그룹 계열사 중 가장 먼저 3개월간 급여 20%를 자진 반납키로 했다. 또 최소 근무 인력을 제외한 직원 가운데 희망자에 한해 1개월 유급 휴직을 시행한다.
재계에서는 한화그룹의 임원 급여 반납을 두고 수익성 악화를 대비한 솔선수범의 의지로 해석한다. 한화는 위기에 처할 때마다 경영진과 임원들이 나서서 직원들을 독려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올해 금춘수 한화 지원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해 임원들이 주가방어를 위해 매입한 자사주 규모만 8억원이 넘는다.
한화그룹 한 관계자는 "1998년 IMF 외환위기 등 비상상황에 놓일 때마다 임원들이 자신들의 급여를 반납하며 직원들을 격려하는 문화가 있었다"며, "경영난에 처한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한화손보를 비롯해 다른 계열사 임원들도 임금반납에 동참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