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적자→1조 흑자 가능?…에쓰오일 내년에 '오일신화' 다시 쓴다
연구조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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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적자→1조 흑자 가능?…에쓰오일 내년에 '오일신화' 다시 쓴다
올해 그 어떤 기업보다 코로나로 힘들었던 에쓰오일 분위기가 서서히 바뀐 것은 지난달부터다. 코로나 백신 상용화 소식이 전해지며 코로나19(COVID-19) 국면이 내년에는 걷힐 수 있다는 기대감 속에 에쓰오일을 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그래도 내년에 '조 단위' 영업이익이 가능할 수 있을지는 조심스럽다. 하지만 흑자전환 만큼은 확실하다는 진단이다.
◆ 최악의 위기에서 직원들의 희생이 부른 '회복'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이 내놓은 에쓰오일의 올해 영업손실 평균 추정치는 1조1231억원. 이 대로라면 에쓰오일은 올해 사상 최악의 실적이 불가피하다. 에쓰오일은 이미 올 상반기에 누적기준 1조1715억원 영업손실을 보였다. 코로나 창궐로 전 세계 이동이 가로 막히며 정유 수요가 크게 줄었고, 국제유가도 급락해 수 천 억원대 재고평가손실까지 나왔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정유사업 비중이 높은 에쓰오일은 정유사 중에서도 유가하락과 정제마진 하락에 따른 실적 민감도가 더 컸다"며, "영업손실 금액이 상대적으로 많은 이유"라고 밝혔다.
한 때 조 단위 영업이익을 냈던 조직은 충격에 빠졌다. 급기야 에쓰오일 전 직원들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고, 임원들은 급여 20%를 반납하는 한편 희망퇴직까지 시행했다. 1976년 창사 이래 이런 위기는 처음이었다.
그러나 직원들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비상경영 체제 속에서 실적은 살아나기 시작했다. 올 3분기 302억원 당기순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고, 올 4분기에는 400억원대로 영업이익이 늘어날 전망이다.
◆ 정유·화학·윤활유 3각편대, '영업이익 1조' 나올까
현재 에프앤가이드의 에쓰오일 내년 영업이익 평균 추정치는 7538억원이다. 이 예상이 현실화하면 에쓰오일은 코로나 창궐 전인 2018~2019년을 뛰어넘는 실적을 낼 수 있다.
일각에선 내년에 1조2000억원대 영업이익도 가능하다고 전망한다. 올해 최악의 실적을 보였지만 곧바로 2016~2017년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재가입하는 것이다.
정유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에쓰오일이 정유 시황 민감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정유 수요만 회복되면 실적개선 속도가 빠르다는 의미기도 하다"고 밝혔다. 에쓰오일 전체 매출에서 '정유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0%를 넘는다.
국제운송 회복과 함께 정유 수요가 늘어나면 높은 정유 비중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에쓰오일 정유사업부문이 1조원대 영업손실을 끝내고, 내년에는 곧바로 5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다고 밝혔다.
화학과 윤활기유 사업 약진도 기대된다. 에쓰오일은 올해 화학과 윤활기유 사업에서 1~3분기에 각각 1083억원, 3161억원 영업이익을 올렸다. 특히 윤활기유 부문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넘으며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화학부문도 5조원을 투자해 구축한 잔사유고도화시설(RUC)·올레핀하류시설(ODC)에서 생산하는 폴리프로필렌(PP)·프로필렌옥사이드(PO)의 수요가 꾸준히 살아나고 있다. 여기에 윤활기유 사업은 원재료인 고유황중질유(벙커C유) 가격 하락 호재까지 가세했다. 올해만 버티면 이 두 사업은 내년에는 가파른 성장이 기대된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내년에는 올해 대비 큰 폭의 실적개선을 이룰 것으로 본다"며, "실적개선이 얼마나 좋을 것이냐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 극복 속도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